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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명

이름을 짓는다는 건, 결국 마음을 건네는 일이다

by 브랜드의 시작은 이름에서 2025. 4. 14.

“상호명 좀 봐줄 수 있어요?”

이런 메시지를 자주 받습니다.
처음엔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된 일이었습니다.
어느 날 친구가 창업을 준비한다며 상호명을 고민 중이라고 연락을 줬고, 저는 재미삼아 몇 가지 이름을 제안해봤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그 반응이 꽤 괜찮았고, 그 뒤로 입소문이 났는지 비슷한 요청이 하나둘씩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름을 고민한다는 건 단순히 단어 하나를 고른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브랜드를 시작하려는 사람의 설렘, 불안, 기대, 그리고 ‘제대로 해내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저는 그런 감정들을 꽤 가까이에서 지켜봐 왔습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업종의 창업자들과 상호명과 브랜드명을 함께 고민해왔습니다.
카페, 꽃집, 온라인 쇼핑몰, 교육 플랫폼, 디저트 브랜드까지 업종은 다양했지만, 정답은 늘 다르게 존재했습니다.

어떤 분은 3년 간 모은 퇴직금으로 작은 꽃집을 준비하고 있었고,
어떤 분은 가족의 이름 한 글자를 꼭 넣고 싶어 했습니다.
또 어떤 분은 이미 경쟁 업체가 많은 시장에서 ‘내 브랜드만의 언어’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죠.

이럴 때 저는 ‘기술’보다 감정을 먼저 봅니다.


그 브랜드가 어떤 마음에서 출발했는지,
누구에게 말을 걸고 싶은지,
어떤 분위기를 전하고 싶은지를 함께 나누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이야기를 충분히 나눈 뒤에야 단어를 고르고, 발음을 다듬고, 뜻을 설계합니다.
디자인이나 마케팅보다 먼저 소비자와 처음 마주하는 건 결국 ‘이름’이니까요.

잘 지은 이름은 설명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힘을 가졌습니다.
누군가 이름만 듣고도 그 브랜드의 색깔을 느끼고,
다시 찾고 싶어지며, 친구에게 소개하고 싶어질 때
저는 이름이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네이밍도 콘텐츠가 되는 시대입니다.
SNS에서 공유되는 이름, 소비자들이 먼저 입에 올리는 브랜드,
유튜브 영상의 제목처럼 사용되는 상호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만큼 이름은 단지 간판에 붙이는 글자가 아니라,
브랜드의 존재 이유를 압축한 ‘첫 문장’ 같은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이름은 결코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좋은 이름은 결국 사람의 이야기와 감정에서 출발합니다.

 

이름을 짓는다는 건
‘당신은 어떤 가치를 전하고 싶은가요?’라는 질문을 던지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작명은 단순한 네이밍이 아니라, 브랜드의 방향을 잡는 일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브런치에서는
제가 실무 현장에서 겪은 실제 작명 사례들,
업종별로 효과적이었던 작명 전략,
창업자가 자주 실수하는 작명의 함정,
감성적인 언어를 선택할 때 주의할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좋은 이름 뒤에 숨어 있는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가끔은 너무 멋지게 이름을 지으려고 하다 오히려 고객이 이해하지 못하는 이름이 나오기도 합니다.
반대로, 지나치게 단순해서 아무런 개성이 없는 경우도 있죠.
작명에서 중요한 건 ‘브랜드가 누구에게 말을 거는가’에 따라 언어의 선택이 달라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브런치라는 공간에서는
이런 작명 과정의 섬세한 고민들과
단어 하나에 담긴 감정의 무게,
실제 고객과의 대화 속에서 발견한 인사이트들을
이야기처럼 풀어내고 싶습니다.

 

누군가는 브랜드를 시작하려고 마음먹고,
누군가는 이미 시작했지만 이름이 아쉽다고 느끼고,
누군가는 지금 이 순간도 상호명 하나 붙잡고 며칠째 잠을 설칠지도 모릅니다.

그런 분들에게 이 글들이
조금은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름이란 건 결국 마음을 건네는 일이니까요.
고객에게 건네는 첫인사이자, 나 자신에게 던지는 다짐일 수도 있습니다.
그 진심이 담긴 이름이라면, 오래도록 불릴 수 있다고 믿습니다.